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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동준이 22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
김동준은 군산신풍초-군산중-군산상고 졸업 후 2022년 KBO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9순위로 두산에 입단한 좌투좌타 내야수다. 중학교 3학년 시절부터 193㎝의 큰 체격으로 주목받았고, 군산상고 3학년 때는 강한 어깨로 투수와 외야수로 병행하며 결국 1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프로 데뷔 후에는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2022년 퓨처스리그 75경기 타율 0.163(208타수 34안타) 1홈런 OPS(출루율+장타율) 0.453을 기록했고, 그해 겨울 현역으로 입대해 병역의 의무부터 소화했다. 올해 퓨처스 41경기 타율 0.271(140타수 38안타) 6홈런 24타점, OPS 0.808로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갈피를 못 잡던 거포 유망주를 일깨운 건, 2년의 공백으로 인한 절실함과 지난해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에서 그를 지켜본 조성환(49) 두산 감독대행의 한마디였다.
김동준은 22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복무하던 곳이 GOP(전방 전초기지)여서 야구는 아예 하지 못했다. 할 수 있는 공간 자체가 없어서, 웨이트 트레이닝과 할 수 있는 스윙과 러닝 정도만 했다. 그러다 보니 야구에 대한 간절함이 커졌다. 고3 시절 수술로 유급했을 때도 마음을 독하게 먹고 준비해 좋은 결과가 나왔는데, 군대에서도 성공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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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준.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이어 "또 지난해 교육리그 때 내가 정말 못해서 자신감이 없었다. 당시 8번에서 치고 있었는데 조성환 대행님이 '넌 왜 그 덩치에 8번 타자처럼 치냐, 타순이 8번이라도 8번처럼 치면 안 된다. 넌 시원시원하게 멀리 쳐야 하는 타자다'라고 해주셨다. 그때부터 나도 조금 무언가 느끼는 게 있었다. 모든 공에 콘택트하려 하지 않고 내 존에 들어오는 공에 과감하게 스윙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절박함과 자신 있는 스윙은 1군에서도 효과를 보기 시작했다. 김동준은 1군 재콜업 후 15경기 타율 0.317(41타수 13안타) 1홈런 6타점 OPS 0.796으로 차츰 빛을 보고 있다. 지난 6월 6일 잠실 롯데전에서는 나균안을 상대로 우측 담장을 크게 넘어가는 대형 아치로 데뷔 첫 홈런도 기록했다.
이에 김동준은 "원래 다리를 들고 쳤는데(레그 킥) 토 탭(Toe tap·발끝으로 지면을 가볍게 두드리는 동작)을 하고 나서부터 타이밍이 잘 맞고 삼진이 줄면서 정타도 많이 나오기 시작했다. 사실 내가 다리를 들고 치나 찍고 치나 멀리 나가는 건 똑같다. 그런데 다리를 들면 시야가 많이 흔들려서 찍고 치는 게 정말 큰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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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동준이 6월 6일 잠실 롯데전 6회말 투런포를 치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
김동준은 "홈런을 치기 전까지 투수들이 내게 카운트를 잡으려 쉽게 가운데 쪽으로 많이 던졌는데, 홈런 이후에는 쉽게 들어오지 않는 걸 느꼈다. 좋은 공이 안 오니까 나도 안 나가야 할 공에 자꾸 방망이가 나가게 됐는데, 나만의 존을 지키는 게 중요한 것 같다"며 "또 나는 나 스스로 망설이면 절대 내 스윙이 안 나온다고 생각했다. 과감해야 한다고 생각해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휘둘렀던 것이 도움이 많이 됐고, 내 존에 들어오는 공에는 항상 방망이가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 역시 황금 드래프트의 일원이다. 드래프트 동기인 김도영(22·KIA), 박영현(22·KT), 문동주(22·한화), 김영웅(22·삼성) 등이 이미 국가대표 선수로 성장했고, 그들 외에도 각 팀의 주축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에는 안현민(22·KT)까지 우타 거포로서 본색을 드러내면서 김동준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김동준은 "사실 나는 남 신경을 정말 안 쓰는 편이라 동기들에 대해서도 별 생각이 없다. 남들이 뭐라 해도 내 할 것만 하자는 생각이다"며 "현재로서는 홈런 10개를 채우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홈런 10개라는 것이 정말 쉽지 않다. 잠실야구장은 괜찮은데 1군 투수들이 2군과 확실히 다르다. 그래서 홈런 10개 외에는 다른 목표는 없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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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동준(왼쪽)이 6월 6일 잠실 롯데전 6회말 투런포를 치고 미소 짓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